환자복이 제 살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.
365시간을 훌쩍 넘긴 3주 째의 월요일.
그는 비로소, 억누르던 무수한 상념을 기지개 켰다.
속된 말로 좀 짱인 봄볕에 몸을 맡기고 싶지만
대신하는 것, 손바닥에 새기는 노트북의 낙인.
나를 재촉이는 커서의 깜박임은,
내가 컴퓨터로 글쓰기에 약하다는 것을 상기시켰다.
피어 오른 멍들은 자취를 감추고
억누르던 무릎 위 말뚝은 풍화되어간다.
치료에만 전념하라는 말처럼 사치스런 말이 어딧을까?
입밖에 낸 순간 화끈 화끈하더라니.